한국의 최성원 선수가 세계 랭킹 2위의 토브욘 블롬달 선수를 꺾고 준결승전에 올랐다. 준결승전에서 보여준 '4대천왕 킬러’ 최성원 선수의 카리스마는 역대급이었다. 경기 시작부터 마지막 40점에 도달할 때 까지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았고, 노련한 블롬달 선수가 점수차를 좁히며 따라 붙을때마다 최성원 선수의 집중력은 더욱 빛이 났다. 두 선수의 두뇌 싸움은 실로 엄청났고, 경기 후반 모든 능력을 쏟아부은 최성원 선수가 결국 18이닝째 40:27로 승리했다. 블롬달 선수는 하이런 8점을 앞세워 15이닝째 27:27으로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여주었으나, 그 이후 최성원 선수가 40점에 도달할 때 까지 단 한점도 추가하지 못했다. 

 옆 테이블에서도 역대급의 경기가 나왔다. 딕 야스퍼스 (네덜란드) 선수와 퀴엣 치엔 트란 (베트남) 선수의 대결이었는데, 예상을 깨고 트란 선수가 경기를 주도해갔다. 트란 선수는 4이닝째 9:5로 역전한 이후 마지막 이닝까지 한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. 10이닝째는 점수차가 27:15로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. 야스퍼스 선수의 저력은 경기 후반에 나왔다. 18이닝째 점수는 36:25로 트란 선수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고 있었다. 하지만 트란 선수가 득점 찬스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했고, 야스퍼스 선수는 이를 놓치지 않고 연속 득점으로 따라붙어 결국엔 40:38로 역전을 하며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. 트란 선수는 마지막 후구에 남은 2점을 득점하며 승부치기로 승패를 넘겼다. 하지만 이미 집중력이 최대로 올라온 야스퍼스 선수는 승부치기 첫 이닝에서 무려 9점을 득점하며 사실상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. 트란 선수 역시 마지막 극적인 재역전극을 노렸으나, 4점 득점 이후 5번째 뒤로돌려치기 포지션에서 아슬아슬하게 득점에 실패하며 4강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. 관중들은 두 선수의 멋진 경기와 야스퍼스 선수의 투지에 기립박수로 답을 하였다. 

 한편, 이번 대회 최상의 컨디션으로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던 다니엘 산체스 (스페인) 선수는 피터 클르망 선수에게 일격을 당하며 8강전에서 대회를 마감했다. 생애 첫 본선 승리를 따낸 피터 클르망 선수는 16강전에서 김경률 선수를 꺾은데 이어 산체스 선수마저 꺾고 4강전에 올라 당구 인생 첫 월드컵 입상을 하게 되었다. 롤란도 포톰 (벨기에) 선수와 무랏 나시 쵸클루 (터키) 선수의 대결에서는 포톰 선수가 23이닝에 40:33 (에버리지 1.739)로 승리하며 같은 벨기에의 피터 클르망 선수와 대망의 결승전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되었다. 

 내일 준결승전은 한경기씩 따로 진행되며 첫 경기는 오전 10시, 두번째 경기는 오전 11시 30분에 시작된다. 대망의 결승전은 오후 3시로 예정되어 있다. 

* 준결승전 제 1경기 (오전 10시 - 한국시간 오후 6시)

롤란드 포톰 vs 피터 클르망

* 준결승전 제 2경기 (오전 11시 30분 - 한국시간 오후 7시 30분)

최성원 vs 딕 야스퍼스

* 결승전 (오후 3시 - 한국 시간 오후 11시)